일제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상(像) 제막식, 일본 교토 단바 현지에서 엄수

일제 식민지 침략의 참혹한 과거, 비극의 역사를 결코 되풀이 하지 말자고 양대노총 노동자들은 결연히 다짐했다.

24일 오후, 일본 교토 단바망간기념관에서는 ‘일제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상(像) 제막식’이 양대노총 참가자 80여명과 현지 관계자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개최되었다.

김동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의 전쟁수행을 위해 희생된 수십만의 강제징용 한국인 노동자들의 유골이 아직도 폐쇄된 광산 갱도에 묻혀 지금도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오늘의 노동자상 건립을 계기로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실천과 투쟁을 벌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지난 시기 모든 비극은 나라를 잃었기 때문이요, 주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민족자주권을 수호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노동자, 이것이 시대가 요청하는 우리의 역할”임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님을 밝히고,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친일 잔재를 반드시 청산하고 민족분단으로 반복되고 있는 고통의 역사를 끝내자”고 호소했다.
 

이용식 단바망간기념관 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은 학교 교육에서도 언론에서도 일본의 가해의 역사를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에, 일본인은 과거에 일본이 아시아인들에게 어떤 가해를 행했는지 전혀 모르는 것”이며 “일본인이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아시아의 역사인식이 동일화될 때, 비로소 아시아와 일본은 진정한 화해를 할 수 있고, 재일 한국·조선인을 차별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막식이 엄수된 단바 망간기념관은 재일동포 고 이정호씨가 설립한 민간 시설로, 본인이 이곳 광산으로 강제징용되어 노역에 시달리다가 진폐증을 선고받아 귀국하지 못했다, 이후 사비를 들여 광산일대를 매입해 조선인 노동자의 참상을 알리는 장소로 꾸몄다. 현재는 고인의 아들인 이용식 관장이 운영하고 있다.
 

이어, 노동자상을 제작한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소개와 인사말이 이어졌으며, 추모공연을 끝으로 제막식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두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양대노총 대표단은 오전에 마이즈루에서 열린 ‘우키시마마루(호) 침몰 희생자 합동추모제‘에 참석해 조국해방과 함께 오른 귀국길에 의문의 참사를 당한 조선인 노동자들의 원혼을 달랬다.

우키시마마루(호) 폭침 사건은 1945년 8월 24일 17시20분 경, 교토 마이즈루항으로 들어오던 일본 해군 수송선인 우키시마마루(호)가 아오모리현 시모키타 반도에 있는 오미나토 항구를 출발한 후, 이틀 만에 폭침되어 승선 중이던 조선인 강제징용노동자 7,000여명 가운데 4,000여명이 사망한 사건을 말한다.

노동자상은 양대노총 조합원들의 자발적 모금을 통해 제작됐으며, 노총 산하는 금융노조, 공공노련, 금속노련, 관광서비스노련등이 적극적으로 성금을 기탁했다.
 

양대노총 대표단은 8/23일(화) 일본에 도착해 추모제와 제막식, 오사카 국제평화센터(PEACE OSAKA) 방문과 재일동포와의 만남의 시간등을 진행한 뒤 8/25일(수) 귀국할 예정이다.